2017

K : I. 선택

0.

난 모형키위를 골랐다.

그가 말한 ‘사물이 자신에게 선택된다’는 말이 가능하려면, 사물을 찾는 과정에 어떠한 인위적인 전개 또는 취향이 없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그게 과연 가능할까? 어떤 사물을 선택하든 그 사물과 그 사물이 구성되는 조건을 이루는 단 하나의 단어마저도 취향에 지배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아무런 연고 없는 어떤 사물을 들어 올린다면, 과연 그 사물에 대해 나는 어떤 조건도 관계도 없이 들어 올렸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불가피한 현실이다.『첫사랑』에서 사뮈엘 베케트Samuel Beckett가 사물이라 칭할 수 있는 요소들을 훑어보기 위해 무슨 조건을 세웠었는가? 이 남자에게 사물은 그냥 다가왔다. 이처럼 우리는 마냥 사물이 “어떻게 제가 선택되겠습니다.” 하고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생각해보기로 했다. 만약 관계가 나와 전혀 없는 사물을 찾아낸다면, 그 사물은 그 사실만으로 충분히 뭔가를 해볼 만한 것이지 않을까?

1. 사물이 인간과 관계를 맺는 것.

어떤 사물과 관계를 맺는 것, 예를 들어 종이컵이라 하면, 나는 ‘종이컵’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 내가 ‘종이컵’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와 종이컵 사이에는 “내가 ‘종이컵’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습니다.”라는 관계가 존재한다.

더 나아가 내가 종이컵을 볼 때, 실제로 마주할 때, 잡을 때, 혹은 물을 채울 때, 매 순간마다 나와 종이컵은 각각의 새로운 관계를 맺고 존재한다. 종이컵이 각도를 조금만 틀어도 혹은 움직임조차 않아도 며칠을 우리는 그 순간의 종이컵과 나의 관계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혀 볼 일도, 만질 일도 없는 것이라면 어떨까? 지난 학기, 수소의 감정과 양자역학, 내 안에서 또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간섭 현상에 대해 고민해봤다. 나는 수소를 본 적이 없다. 만질 일도 없다. 그럼에도 수소의 생활 양식, 그리고 그 양식에서 나오는 수소의 모습과 감정에 대해 고민하며 나와 연결해 나갔던 바 있다.

사물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더 극단적으로 내몰아보면, 정말 내가 듣도 보도 못한 그리고 존재할 이유조차 없는 ‘팔까부’ 라는 무언가를 생각해 본다 하자. 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내가 존재할 이유조차 없는 ‘팔까부’를 생각했다”는 관계가 생긴다. 내가 사물을 생각하고 만 순간, 그것과 나의 관계는 시작된다.

이제 내가 더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은 관계를 맺는 방법에 대해서이다.

2. ‘디지털 월드’와 ‘디지털’에 대해서

뭐가 문제 길래 관계가 생기는 것일까? 그리고 그 관계란 무엇일까? 나의 세대는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를 보며 자랐다. <디지몬 어드벤처>의 배경은 ‘디지털 월드’이다. ‘디지털 월드’의 ‘디지털’과 실제 디지털은 원체 결을 달리한다. ‘디지털 월드’의 ‘디지털’은 디지털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역사적 조건, 어원, 존재 등을 모두 무시한다. 그냥 다른 말이라고 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그럼에도 ‘디지털 월드’가 주었던 ‘디지털’에 대한 상상은 <디지몬 어드벤처>가 방영되던 2000년대 초반의 초등학생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주었다. 심지어 포스트 인터넷 세대 따위의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디지털과 인터넷 서버에 대한 이미지의 상당 부분은     <디지몬 어드벤처>를 이야기하지 않고선 상상할 수 없다.

‘디지털 월드’와 디지털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이름이 같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다음이 중요하다. ‘디지털 월드’는 방대한 세계관과 강렬한 이미지로 실제 디지털의 입지를 사뿐히 지려 밟았다. 2000년대 초등학생에게 디지털 혹은 컴퓨터 서버 속 세상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면 몇 명이나 이진법과 컴퓨터 속의 보드들을 생각할까. 디지몬은 당시 관객에게서 디지털에 대한 모든 것을 전유했다. 심지어 ‘디지털 감성’이라는 것까지 만들었다. <디지몬 어드벤처>의 ‘디지털’과 실물 디지털 그리고 관객의 삼각관계가 관계를 넘어서는 보편적인 감성을 생성했다는 것은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러던 찰나 모형키위는 나에게

“어떻게 제가 선택되겠습니다.” 했다.

 

3. 모형키위가 가진 특이점

모형키위에 대해 이야기해 보기로 했다. 모형키위는 ‘디지털 월드’에 대한 이야기와는 약간 다르다. ‘디지털 월드’의 태생은 디지털의 파생 이미지였으나, 실제를 사뿐히 지려 밟았다. 그러나 모형키위는 안타깝게도 이름에서부터 파생 이미지이고, 모사품이고, 대체품이라는 사실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난 모형키위가 이 슬픈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 모형키위는 내가 일하는 화실에 있었다. 모형키위는 화실에서 몇 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켰다. 화실에서 “키위 그리게 가져와.” 하고 말하면 학생들은 모형키위를 가지고 온다. 키위를 가져오라고 할 때에 학생들의 키위는 모형키위가 된다. 순간이지만 그 때 모형키위는 키위가 된다. 그림을 그릴 때, 특히 외워서 그릴 때, 학생들은 모형키위를 보고 키위의 형상을 습득한다. 이런 화실에서의 특수한 순간만큼은 ‘디지털 월드’를 통해 생긴 ‘디지털 감성’과 비슷하다. 모형키위가 키위의 감성을 넘어서는 것이다. 모형키위를 그리는 20분 동안 모형키위는 파생 이미지에서 탈출해 실제를 지려 밟는다.

나는 키위와 모형키위 그리고 학생의 삼각관계 안에서 특수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모형키위만의 특수한 우세성이 생길 수도 있고 이를 통해 ‘디지털 감성’과 같은 어떠한 감성이 생성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본다.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비-유사성이다. ‘디지몬’과 ‘디지털’은 몇몇 이름의 동일함을 제외하면 전혀 관련이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형키위와 키위의 간극 또한 매우 넓다. 모형키위를 조금만 관찰해보더라도 키위와 다른 점을 많이 찾아낼 수 있다. 언어적 유사성과 크기의 유사성을 제외하면 실제 키위와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일단 실물 키위 중에 이 모형키위와 같은 형상의 키위가 존재할지부터가 문제의 시작이다. 실제에 터무니없이 못 미치는 무게와 표면의 털 느낌, 스티로폼 질감, 심지어 꼭지는 뽑힌다. 재미있는 점은 난 이 모형키위를 보고 외워왔기 때문에 키위의 꼭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이 작업을 진행하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이러한 파생체, 모형키위의 원체와의 괴리는 흥미로운 화를 돋군다. 그러나 이러한 화가 나는 특징들이야말로 실물 키위와 모형키위를 구분지어 주는 모형키위의 고유한 감성 혹은 심상일지 모른다. 이러한 모형키위 고유의 특징들이 모형키위를 모형키위로 만들어주고 모형키위의 고유성을 유지하게 만든다. 이는 <디지몬 어드벤처>의 주인공이 ‘서버’나 ‘파일’, 혹은 ‘이진법’이 아닌 ‘아구몬’과 ‘신태일(야가미 타이치)’인 것과 같다. <디지몬 어드벤처>가 어떤 보편적인 감성을 일궈낸 것은 <디지몬 어드벤처> 속의 ‘디지털’ 요소 때문이 아니다. 실제 ‘디지털’에는 없는 서사와 이미지, 즉 <디지몬 어드벤처>의 고유성에 의해 디지털의 감성이 생성되었다고 볼 때, 모형키위에서 더욱 집중해서 보아야 할 부분은 이러한 모형키위만의 고유성에 있다.

 

4. 사물의 선택 조건

선택된 사물, 모형키위는 어떻게 선택되었는가. 그는 내가 이것을 고르게 된, 그리고 고르면서 생각한 조건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조건을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은 내가 모형키위를 보면서 가진 특별한 생각이 어쩌면 다른 많은 사물들을 보면서도 느낄 수 있는 일반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에서 시작되었다. 가령 앞서 이야기했던 파생 이미지적인 측면은 다른 어떠한 파생 오브제를 대입해도 같은 설명이 가능하다. 어떤 단어와 문장들이 모였기에 이 선택의 결론이 모형키위에 도달한 것인지 혹은 모형키위가 왜 내게 온 것인지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탐구 과정에서 생긴 조건들의 결론이 모형키위에 도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모형키위에 도달한 것이 내포하는 의미들을 생각해 본다.

먼저 앞서 말한 원본 이미지를 초월하는 특성을 들 수 있다. 여기서의 원본 이미지를 초월하는 특성이란, 특정한 순간 원본의 위상을 넘어 머릿속에 각인 되는 바로 그것이다. 그렇게 모형키위는 키위를 대신해 그려지는 20분에서 1시간 동안 키위 이상의 위상으로 머리에 자리한다. 이 특징은 여타 정물화를 위해 존재하는 다른 모형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모형 해바라기나 모형 사과 또한 그려지는 시간동안 원본 이상의 역할을 한다. 심지어 명암 연습을 위해 만들어진 석고 사과는 특히나 원본을 완벽히 전복한다.

그러나 이 모형키위는 다른 정물화를 위한 파생체들과 다르게 매우 그럴싸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말 잘 만들어졌다. 석고 사과에 비해 모형키위는 2, 3미터 거리에서 육안으로 볼 때 실물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모형키위의 매력은 실물 키위랑 외관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다. 모형 키위를 발견한 곳은 화실이다. 이 모형키위는 내가 처음 이 화실을 다닐 때부터 있던 것으로 적어도 5년 이상 정물로 그려져 왔다. 지난 5년간 다른 모형 제품들도 많이 있었으나 대부분 서랍장 깊숙한 곳에 숨겨졌다. 아마 원본을 보고 그리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것만이 숨겨지지 않고 꾸준히 그려지고 있을 수 있던 것은 앞서 말한 원본에 도달하거나 넘어서는 부분이 존재했기 때문일 것이다. 모형키위는 모형키위 만의 ‘배신 감성’을 갖고 있다.

실제에 비해 이 사물은 개념적인 키위의 색에 가깝고 색조를 통한 양감 표현을 배우기에 알맞다. 또한 모형키위의 거의 비슷하다는 특징은 또 다른 매력을 준다. 다른 점을 하나하나 찾아갈수록 점점 모형키위의 매력과 모형키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의 꼭지를 보는 순간, 이 사물에서 먹음직함은 사라진다. 겉의 섬유를 만지는 순간, 또는 무게를 느끼는 순간에도 그렇다.

모형키위는 비슷한 가격대에 비해 매우 그럴싸하다. 아마 이 모형키위는 다이소에서 샀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살 때의 가격은 1000원 정도였을 것이다. 1000원이라는 한정된 자본으로 좋은 질을 유지하기란 어렵다. 그렇기에 지금의 모형과 같은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포기해야할 부분들이 많았을 것이다. 동일 라인의 모형 과일과 같은 재료 혹은 같은 부품을 사용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모형키위는 동일 라인의 모형 과일에 비해 실물에 거의 비슷하다.

이에 이 모형키위가 선택될 수 있었던 조건은 다음과 같다.

- 특정한 상황, 원본의 위상을 전복하는 파생 오브제

- 1000원대에서 그 역할을 최상으로 보여주는 오브제

 

여기 이 조건들을 볼 때에 사람에 따라 모형키위보다 더 합당한 사물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생각하면, 그냥 주운 모형키위에서조차 나의 취향이 포함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관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군가 이 조건에 합당한 다른 사물을 골랐을 때에도 과연 그 선택이 진정 충분히 객관성 있었고, 최상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이에 선택에 있어서의 주관적 심상, 즉 취향에 대한 부분을 더는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지금까지 모형키위에 도달하는 조건들을 살펴보았다면, 이제는 모형키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조건에 대해 살펴본다.

 

5. 사물이 존재하는 조건

앞선 조건들은 사물과 나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조건들이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사물 자체가 이것, 모형키위로 명명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는 모형키위가 가지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과 수치에 입각해 나온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실제 키위에 대해 살펴본다. 키위는 계란 모양이다. 길이는 약 6cm, 둘레는 약 15cm 정도이다. 무게는 약 85g 정도이다. 또한 과육의 성장에 따라 옆면에는 여섯, 일곱 개의 굴곡이 아주 조금 있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위쪽에는 약 6mm 정도 꽃이 진 흔적이, 아래쪽에는 꼭지가 붙어 있던 흔적이 약 1cm 정도 있다. 키위의 표면 질감 또한 종류에 따라 짧은 털이 나있는 것도 있고 털이 없는 것도 있다.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 키위의 종류인 ‘Fuzzy Kiwifruit’라 불리는 A. deliciosa 종의 키위와 표면의 특징이 유사하다. ‘Fuzzy Kiwifruit’과의 질감적 유사성이 앞서 말한 특정한 상황의 모형키위가 수행하는 원본의 전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모형키위는 키위와 외관이 비슷해서 모형키위이다.

모형키위를 살펴보면 겉에 털이 나 있다. 이 털이 우리가 실제로 보는 키위와 비슷한 톤을 느끼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길이와 둘레 또한 실제의 평균치에 해당한다. 모형키위의 윗부분에는 아무것도 없고, 아랫부분에는 플라스틱 마개가 꽂혀있으며 그 주변으로 표면의 색깔이 검붉게 변해 있다. 체감 상 모나미 153 볼펜과 비슷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손으로 잡았을 때 푸석한 스티로폼의 느낌이 나며, 키위를 잡았을 때 느껴지는 과육감과 시원한 느낌은 나지 않는다. 그리고 반으로 잘라 단면을 보면 흰색 스티로폼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특징들은 앞서 말한 두 번째 조건인 1000원대의 상품이라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며, ‘모형키위’에서 ‘모형’에 해당하는 특징이다. 나는 이 특징들을 통해 화실에서의 특정한 상황뿐만 아니라 여타 상황에서도 원본의 전복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모형키위의 심상’을 특정 상황에서의 감성이 아니라 보편적인 감성으로 정착시킬 수 있겠다 것이다.

그러나 모형키위의 조건들을 살펴 볼 때에 실물 키위와의 비교는 불가피하다. 모형키위의 형태적 특징만을 들고 이야기하거나, 그 외의 모형키위만의 요소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해도 자연스레 실물 키위와 비교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디지몬’에 대해 분석할 때 우리가 디지털과 연관시키든, 연관시키지 않든 ‘디지몬’은 ‘디지털’의 파생 이미지로 인식된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파생 오브제의 특성이다. 그렇기에 이처럼 자연스러운 비교 상황을 억지로 떼어 놓기보다는 계속 한편에 두고 생각하며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더 진보적인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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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키위를 유화로 그렸다. 원래 이 모형키위의 태생은 화실에서 그려지던 물체이다. 특히 이 모형키위는 앞서도 말했듯이 실물 키위보다 더 평균적인 키위의 색감을 낸다. 또한 색을 이용한 양감 표현을 학습하는 데에도 탁월하다. 화실에서 이 사물이 정물로 쓰이는 이유는 키위를 그려야 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키위보다 특성들을 학습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형키위의 원체 기능인 정물로써 활용을 해보고자 유화로 그려봤다. 회화 수업 때에 블렌딩 기법 과제로 그린 것이기도 하다. 이 기법으로 모형키위를 그릴 때 색감에 의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에 중점을 두고 그렸다. 모형키위만 두고 생각할 때에는 원체의 존재 조건, 즉 기능을 잊게 된다. 이 기능은 첫 수업에서 이야기되었던 사물의 본래 위상을 의미한다. 어찌 보면 모형키위가 말해야 하는 것은 "이것은 모형키위!"라는 사실이 아니다. 

진정한 모형키위의 정체는 모형키위를 통한 작업의 결과가 키위처럼 보임과 동시에 플라스틱 꼭지가 모형이란 것을 깨닫게 할 때,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이것은 정물!" 이라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K : II. 사물성

1. 사물성

이 모든 것을 돌고 돌아 온 이야기에서 결론적으로 도출해야하는 것은 결국 “이것은 정물!”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사물의 관념에서 멀어지려하고 다양한 지점에 도착하려고 노력해도 결과로 폭격하는 것은 “이것은 정물”이라는 사실이다. 키위와의 유사성을 못 벗어나는 이유 또한 이것이 키위의 시체를 대신하는 모형 시체이기 때문이고, 앞서 말했듯이 키위의 위상을 전복하는 경우도 ‘정물’일 때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형키위만의 모형키위성 혹은 ‘모형키위의 심상’을 드러내기 위해 이것이 정물이라는 생각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원본 키위보다 더 높은 위치의 무언가임을 증명해야 한다. 이 증명이 이뤄진다면 다시 한 번 이것이 정물이고, 지금까지 느낀 모형키위의 가장 높은 위치, 즉 원본의 위상을 전복하는 상황은 ‘정물이기에’ 라는 사실에서 오는 것임 또한 다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살펴보아야 하는 사물성과 상황은 과연 정물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물로써 모형키위만의 심상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이다.

모형키위를 고른 시점으로 돌아가 내가 이 모형키위를 고르게 된 심상이란 어떠한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모형키위 자체로 관찰된 특성들, 즉 가벼움, 플라스틱 꼭지, 표면 질감과 같은 것들은 모형키위의 감각적 심상을 각인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 가시적인 심상들에 현혹되어 모형키위의 태생적인 특성인 키위의 파생체, 혹은 보조관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모형키위의 이와 같은 태생적 특성은 우리에게 정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줄 수 있는 단서가 되며, 더불어 모형키위의 심상을 재현하는 역할의 중추가 된다.

계속해서 말해왔듯이, 모형키위는 키위의 파생체이며, 키위의 심상을 재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키위는 원관념이며, 모형키위는 키위의 심상을 대변해주는 보조 관념이다. 적절한 예시로 김동명의 시, ‘내 마음은 호수요’를 들 수 있다. 여기서 ‘마음’은 원관념이고 ‘호수’는 보조 관념이다. 마음을 이야기할 때에 떠오르는 수많은 심상과 호수를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수많은 심상 중 교집합에 해당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바로 이 부분을 통해 작가는 마음의 심상 중 이야기하고 싶은 특징을 드러낼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실물키위가 원관념이고 모형키위가 보조관념이라면 실물 키위의 어떠한 심상의 부분과 모형키위의 어떠한 심상의 부분이 합치되는 지점이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모형키위 혹은 키위의 심상 혹은 사물성을 대변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을 <모형키위 중간발표>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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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키위 중간발표>

지금의 발표는 모형키위의 심상을 드러내는 방식을 탐구한 과정을 담았다. 먼저 다른 사물과의 연관성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모형키위란 무엇인가에 대한 필수 요소들을 상정했다. 첫 번째 요소는 처음 보았을 때와 체감하고서 다시 관찰했을 때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죽은, 혹은 그려지는 정물의 특징이다. 위 두 가지 요소는 ‘모형’이라는 점을 재고한 결과로 발생했다. 이 연구에는 계획된 부분과 아닌 부분이 존재한다. 계획된 부분은 모형키위를 원관념으로 두었을 때 찾을 수 있는 새로운 보조 관념과 모델키위의 관계를 보여 주는 것이 된다. 기본적으로 모형키위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가벼움, 플라스틱 꼭지, 질감 등의 특징은 모형키위의 감각적 심상을 각인시킨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모형키위의 특징은 키위의 파생체이자 보조 관념이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모형키위를 보면서 실물 키위에서 느낄 수 있는 심상을 유추하게 되는 것이 모형키위의 단편적인 감각적 심상을 다루는 것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이 상황에서 관찰자는 키위와는 다른 모형키위 고유의 한계성을 체감하거나 혹은 모형키위 또는 키위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발견할 수도 있다. 즉, 파생체라는 모형키위의 사물성, 원본으로서의 파생체의 사물성 그리고 그 둘의 관계성이 모형키위에 대한 상념에서 감각 외의 언어적인 심상을 주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말한 두 개의 필수 요소들과 상관되고 사물이 선택된 조건, ‘특정한 상황, 원본의 위상을 전복하는 파생 오브제.’와 관련한 부분으로 새로운 감각을 전개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모형키위와 실물 키위의 관계성 전후가 모형키위의 (비)감각적 심상의 전반이자 서사라면, 어떠한 존재X와 모형키위와의 관계가 키위와 모형키위와의 관계와 같을 때, 바로 그 상황이 가장 모형키위의 전반에 가까운 것이 된다. 계획하지 않았던 부분은 바로 이 파생관계에 대한 연구다. 

 

‘내 마음은 호수요.’를 예시로 보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할 수 있다.

  원관념 → 보조관념

≓ 마음 → 호수

≓ 키위 → 모형키위

≓ 모형키위 → 사물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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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와 모형키위의 관계는 얇고 허술하다. 보았을 때의 특징만이 이 둘의 연관점이고 그 특징만이 둘의 서사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반면 모형키위의 원본과의 얇고 허술한 관계가 단순해지지 않고 심상으로 결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모형키위를 만졌을 때이다. 만져봄으로 인해, 보았을 때 느낀 관계가 깨져버리는 것, 그리고 그 후 모형키위에서 느껴지는 허무감. 이 허무감은 정물의 특정 상황, 즉 만져진 상황에서 느껴지는 허무감으로 작업의 전반적 감각이 될 부분이다.

모형키위를 대변하는 것과 모형키위의 관계가 얇고 허술하다는 것, 그리고 살펴 볼 때에 느껴지는 허무맹랑함의 필요성.

이번 중간발표의 결과물로 스티로폼과 흙을 가지고 왔다. 모형키위를 촬영하면서 땅과의 시각적 유사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키위의 무거운 이미지와 가벼운 모형키위를 시각적으로 무겁게 느껴지게 하는 부분이 땅과의 또 다른 유사점을 제공했다. 키위 모양으로 모은 스티로폼과 흙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이것들이 모형키위의 형상적 측면과 단순하게 결부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결과물로 앞서 서술한 관계의 전후가 완전히 성립되었다고는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딱 이 정도의 원본과의 관계성이 지금 모형키위가 가지고 있는 심상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적당한 거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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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모형키위를 보조 관념이라고 할 수 있을까? 키위와 모형키위의 관계를 얇고 허술한 관계라고 유추할 수 있고, 이 관계가 모형키위의 사물성의 일부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키위의 관념을 대변하는 역할이 모형키위를 통해 진짜 드러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어떻게 보면 키위와 어떤 또 다른 존재a에 의해 파생된 결과물이 모형키위일지도 모른다. 즉,

마음 : 호수 = 키위 : 모형키위

가 아닌

마음 : 호수 : 내 마음은 호수요

= 키위 : 존재a : 모형키위

의 관계로 보는 것이 더 맞을 수 있겠다는 것이다. 기존의 키위와 모형키위를 연결하는 방식으로도 어떤 사물성이 도출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는 키위의 어떤 부분을 표방한 결과로 나온 것을 모형키위라고 보는 것이 더 적당하다. 그렇다면 키위와의 합집합을 이루어 모형키위를 낳은 존재 a를 무엇으로 볼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이 정물일 수도 있다고 본다. 키위의 정지된 상태는 정물의 특성과 합치된다. 그러나 키위는 사실상 매우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즉, 완전히 정지된 정물은 아니다. 그럼에도 짧은 시간, 정물로써 대하며 그림을 그릴 때에, 육안으로 보기에 이것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키위는 정물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말했듯이 키위는 멈춰 있지 않다. 그렇기에 “키위는 정물이다.” 라는 심상 혹은 현상을 대변하는 보조체가 필요했고, 모형키위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존재a는 앞서 말한 특정 상황이라는 것과 연결지어 이야기해볼 수 있다. 이 특정 상황이 키위와 모형키위를 인위적으로 연결하는 행위에서 해방시킨다. 또한 정물의 다양한 심상들이 투영되고 걸러져 더 명확하고 모호한 관계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탐구해야 하는 것은 아마도

 

키위 : 존재a(≓정물) : 모형키위

의 형태다. 모형키위를 보며 느끼게 되는 감각을 위와 비슷한 형태의

모형키위 : 존재a' or 존재b : 사물X

의 관계를 통해 더욱 적나라하게 체험할 수 있게 제공해야 한다. 여기서 사물 X를 확립시켜줄 존재a는 정물이 아닌 더 적합한 무언가가 될 수도 있다.

 

2. 사물을 드러내는 것

내가 드러내야 하는 사물 혹은 그 실현의 결과물은 무엇일까?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의 『불과 글』서두†에 마음에 위안을 주는 이야기가 있다. 바알 셈 토브Baal Shem Tov가 불부터 시작한 모든 염원의 장치를 상실했음에도 글이 남아 있기에 충분하다고 말한 것처럼, 실현 계획에 앞서 나는 모형키위의 손실에 대한 걱정을 반 정도 덜어둘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모형키위와 멀어져도 혹은 앞서 보여준 등식에 해당하는 사물X를 향해도 혹은 사물X를 향하는 것조차 배반하게 되어도 해도 결론에서 이 모든 과정, 즉 ‘역사’가 드러난다면 이 모든 것은 형상화될 수 있다. 목표에서 멀어지거나 목표를 향하거나 배반하는 모든 것은 실패한다는 말을 대변하는 것이고, 사실상의 모든 결론은 실패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그 실패의 과정만은 실패가 아닐 수 있다. 이것이 아감벤이 『불과 글』의 서두에서 말하는 문학의 운명이자 이 수업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미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 실현은 현상의 지면을 반으로 가른 절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 단층이 현상의 전체를 대변한다.

즉, 모형키위를 보여주기 위한 활동들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모형키위의 심상을 대변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야기해 온 내용은 심상을 보여주기 위한 활동이 된다. 모형키위의 심상을 향한 정확한 방향을 가지고 있기에 어떠한 실패들의 모임이더라도 결론은 모형키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패가 없을 수는 있진 않을까? 혹시나 불이 꺼지지 않고 혹은 불을 만드는 법을 잊지 않고 그것을 그대로 전달한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만약 모형키위를 통해 얻은 위의 등식에 가장 적합한 사물을 찾고 그것을 보여준다면 그것은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앞선 문단에서는 전체를 대변하는 단층이라고 했으나, 사실상 실패한 과정들의 모임이 의미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사물X란 무엇일까?

‘디지몬’은 ‘디지털 심상’을 보여주는 정확한 사물X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물X인지는 알 수 없으나 ‘디지몬’은 ‘디지털 심상’을 대변한다. ‘디지몬’은 시즌이 바뀌면서 혹은 회차를 거듭하면서 수많은 설정 변경을 겪는다. 시즌이 바뀔수록 설정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많은 신화적·설화적 요소를 가미하며 세계관을 확장시킨다. 그러나 그렇게 확장될수록 오히려 디지털의 성격과 ‘디지몬’의 차이는 점점 커져만 갔고, 결국 ‘디지몬’은 우리의 기억에서 잔상으로만 남게 되었다. 그래서 ‘디지몬’이 디지털에 대한 명확한 사물X로 자리 잡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단지 수정의 과정에서 그 어느 중간에 우리의 감각을 건드리는 어떤 선명해지는 부분이 존재했고, 그것이 ‘디지몬’이 ‘디지털 감성’을 창조했다고 일컬을 수 있는 이유가 되었던 것이다. 더불어 그 부분에 적당한 인위적 개입과 적당한 타당성, 적당한 디지털적 결론이 존재했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그 적절한 부분을 본 나는 ‘디지몬’을 디지털 심상의 매개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디지털 심상’의 결부가 평면적인 것에만 그치지 않고, 과정의 가장 적당한 결부의 순간, 즉 입체적 접점에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어찌 보면 모형키위와 키위를 연결 짓게 된 것이나, 모형키위가 선택된 순간들이 모두 그 입체적 접점의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모형키위의 심상을 드러내는 그것은 사물X가 아닌 ‘사건X’라고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심상이 다가온 사건X를 찾기 위해 사물X는 수많은 수정이 이뤄져야만 한다. 그리고 그 접점의 순간은 현상의 한 층이 아닌 현상의 지층 전체를 대변하는 사건이 되어야 한다.

 

† 조르주 아감벤,『불과 글:우리의 글쓰기가 가야 할 길』,책세상, 윤병언 역, 2016, p. 9 – 12.

3. 키위에서 모형키위로

지금까지의 상황에서 가장 명시적이게 존재하는 두 사물, 키위와 모형키위의 관계는 현재의 모든 작업과정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이 둘의 연결고리야말로 사물X를 향하는 작업이다. 앞선 등식을 본다면 키위 앞의 어떠한 사물이 존재했을 수도 있겠고, 혹은 사물X 뒤에 또 다른 사물이 자리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볼 수 있다. 그 중 나는 우연히 키위와 모형키위의 관계를 발견한 것이다. 어쩌면 사물X 이후의 사물, 혹은 키위 이전의 사물을 먼저 발견했을 수도 있었다. 어찌 되었던 그 이전, 이후의 사물을 발견한다면 그 사물에는 모형키위의 혹은 키위의 어떠한 것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모형키위에서 실제 키위의 온전한 물리적 덩어리는 발견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모형키위 이후의 사물X에서도 모형키위는 온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모형키위를 대변할 사물이 자리하며 모형키위의 ‘정물적 역할’만을 보여줄 것이다. 이전 흙을 통해 보여준 모형키위는 사물X의 위치에 놓였었으나, 이때에 나는 명시적인 위치인 두 사물, 키위와 모형키위의 관계를 직선으로 이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 둘을 잇는 위치의 또 다른 명시적인 요소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정물이었다.

 

4. 정물(혹은 존재b)적 역할

정물적 역할의 부분을 상정하기 전 사물X의 자리에 나는 흙을 대입했었다. 그리고 키위와 모형키위를 잇기 위해 모형키위가 가진 보이지 않는 부분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스티로폼과 그려질 때의 평면적 특성을 대입했다. 그러나 이 방식이 실패한 이유는 명확한 정물, 혹은 그에 상응하는 ‘존재b’의 영역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키위와 정물, 정물과 모형키위의 관계를 통해 키위와 모형키위의 자세를 보여주고자 할 때, 키위와 모형키위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방식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뚜렷한 제2의 프레임, 존재b는 우리가 사고하는 두 정물의 단단한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이후 모형키위와 존재b 그리고 존재b와 사물X의 관계를 실험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존재c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모형키위와 존재b 그리고 존재b와 사물X의 사이에 존재하는 아직 언어화되지 못한 가능성들의 집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존재b라고 가정한 ‘정물적 역할’이 사물의 단층 전체를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을 때, 존재c가 바로 단층 전체를 대변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정물의 어떤 특성이 두 사물의 다리 역할을 수행할까. 앞의 등식을 만들기 전, 나는 정물의 그려지는 특성을 반영할 필요성만을 느꼈다. 그렇기에 놓이는 위치 혹은 각도, 그리고 평면화(혹은 회화화) 되었을 때의 특성만을 단편적으로 사용하며 진행했다.‡ 그러나 현재 정물에서 더욱 중요시 여겨야 하는 것은 ‘멈춘,’ 혹은 ‘죽은’ 사물이라는 점이다. 키위는 한 달 반 동안은 썩지 않고 그 모양을 유지한다. 키위가 비싼 시즌이라면 모형키위를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에 모형키위가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어떤 가시 돋은 화가가 하루하루 다른 키위의 모습에 화가나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탄생 배경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단순한 이유만으로도 모형키위의 ‘정물적 역할’은 그려지는 것 이상을 시사한다. 그렇기에 현재까지 정물의 그려지는 특성이 주를 이루었던 구성들은 존재a로서의 정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않는 상태였다.

‘죽어 있다.’ 라는 속성이 존재a 혹은 존재b를 이루는 주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죽은(멈춘) 것과 그려지는 것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죽어(멈춰) 있다는 것이 표면적으로만 비춰진다면, 그것 또한 다리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일 것이다. 죽어(멈춰) 있다는 것이 키위에도 존재하는 속성이라는 점도 있고, 이 특징이 정물의 모든 것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정물의 특성은 먼저 죽어 있다 혹은 멈춰 있다는 특징이 다리의 역할을 수행하되 그려진다는 특성이 위치적, 형태적 특성으로 자리 잡아 작업의 설치에 영향을 주어 죽어(멈춰) 있다는 것을 은연하게 숨기는 역할을 맡게 해야 완성될 수 있다.

‡ 여기서의 이 특성을 나는 정물(혹은 정물화)의 보이는 위치, 즉 15도에서 45도 사이의 각도로 고정되어 있는 시각, 그리고 바닥 혹은 벽, 혹은 그 둘이 존재해 드러나는 공간감으로 정했었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과정을 묶어 은폐하는 마지막 레이어로 사용될 것이다.

K:I. Choosing

0.

I chose the Model-kiwi.

Like him, to be able to say that "Things are chosen for him," there should be no artificial intervention nor taste in the process of finding things. However, is it actually possible? No matter which object is chosen, the taste dominates from the object to even a single word constituting the conditions of the object. Nevertheless, if I choose an object without any connection to me, can I be confident to say I got the object without any conditions or relations to me? The relationship is the inevitable reality. So, then, which conditions did Samuel Beckett establish to skim through the elements which could be called objects by himself in First Love (Premier amour)? In his book, the object just came up to Beckett. Then, like this, we should wait until the object comes up to us while saying, "Could I be chosen for you?"

With this in mind, I thought that if I found an object that is truly irrelevant to me, wouldn't it be worthwhile just to do something with that object.

1. The way to make a relationship between an object and a human

To make relations with some object. We can use the paper cup as an example. Then, if

I know the word “paper cup”, by just the fact that I know the word “paper cup,”

a relationship between me and the paper cup has arisen with the relation that "I know the word 'paper cup.'"

Moreover, at every moment when I have seen the paper cup, faced the paper cup, filled the paper cup with water, etc., I and the paper cup are having and making a new relationship with each other. Therefore, even if the angle of the paper cup is slightly changed or not even moved, for several days, we can ponder over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paper cup and myself at that moment.

Then, what about objects that have never been watched or touched at all? Last semester, I thought about the emotion of hydrogen, quantum mechanics, and the quantum mechanics found in myself and society. I have never seen hydrogen and even never touched it. Nevertheless, I could have been contemplating hydrogen's lifestyle and the appearance and emotions of hydrogen from its lifestyle and connected it with me.

If we push the story of the relationship with objects to an extreme, we can think about something called 'Palkabu' that I have never heard of, and that has no reason even to exist. However, only and just the reason that I think about it creates a relationship that can be said that "I was thinking about 'Palkabu,' which has no reason to exist." When the moment I think of objects, my relationship with them begins unconsciously.

Now, the part I need to talk more about is how to build relationships.

2. The “Digital world” and “Digital”

What is the problem with the relationship? Moreover, what is the relationship? My generation grew up watching the animation Digimon Adventure. This animation is set in the “Digital World.” However, the “Digital” of the “Digital World” is originally and significantly different to the actual “digital.” The “Digital” of the “Digital World” ignores every element of the actual digital world, such as the feature, historical condition, and origin of the element and existence. Objectively checking, it would be better to regard the “Digital World” differently from the actual digital world. Nevertheless, the imagination of “Digital” given by the “Digital World” had a non-negligible effect on elementary school students in the early 2000s when Digimon Adventure was aired. Even in the post-internet generation or the like, many of their artworks dealing with digital images or Internet servers cannot be talked about without talking about Digimon Adventure.

It is natural to say that these names are the same in discuss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Digital World” and the actual digital. However,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hat the position of the actual digital was trodden lightly by the vast outlook and the strong image of the “Digital World.” Suppose you asked elementary school students in the early 2000s to think about the digital or the world in the computer server. In that case, a few students would have thought about the binary system and the communities in the computer. “Digimon” monopolised every thought about digital from the audience in the 2000s and even created something called “Digital sensibility.” It cannot be unimpressive that the triangular relationship between the “Digital” of Digimon Adventure and the actual digital and the audiences created a universal sensibility that transcended the relationship.

At that instant, the Model-kiwi came up to me, saying, “Could I be chosen for you?”

3. The Singularity of the Model-kiwi

Let's talk about the Model-kiwi. The story of the Model-kiwi is slightly different from the story of the “Digital World.” In the story of the “Digital world,” although the origin of the “Digital World” was the derivative image of the digital, the “Digital World” overthrew the actual digital easily. However, the Model-kiwi, unfortunately, from its name, shows that it cannot escape from the fact that it is a derivative image, an imitation, and a substituted product. Nevertheless, I believe the Model-kiwi can overcome this sad situation.

This Model-kiwi was located in the painting academy where I worked and was kept in the same place for several years in the cabinet. When I said “bring a kiwi to draw” to the students at the academy, they brought the Model-kiwi. At that instant, the kiwi that students thought of became the Model-kiwi. In other words, the Model-kiwi became a kiwi at that time. When drawing the kiwi, especially drawing from memory, the students who had acquired the kiwi shape by observing the Model-kiwi recalled the Model-kiwi. This particular moment in the painting academy is similar to the 'Digital sensibility' created through the “Digital World.” Even if the Model-kiwi does not overthrow the original, only during the 20 minutes drawing the Model-kiwi, the Model-kiwi escapes from its property of derived image and becomes real.

I saw the possibility that whenever special situations occur in the triangular relationship between a kiwi, the Model-kiwi, and students, a notable dominance of the Model-kiwi can arise. Through this dominance, “Digimon” could create some sensibility such as “Digital sensibility.”

 

My focus is non-similarity. There is no relation between the “Digimon” and digital except for identical names. Likewise, the gap between the Model-kiwi and a kiwi is also vast. Even a little observation of the Model-kiwi can reveal many differences from a kiwi. Except for linguistic similarities and similarities in size, these are not the same thing. The first problem is whether a kiwi can exist with the exact shape of this Model-kiwi among real kiwis. Its weight is absurdly lighter than reality. Its fur texture on the surface, the Styrofoam texture. Even the fixtures are pulled out. Interestingly, I did not know the mark of a kiwi's calyx until I started this work because I had come to know a kiwi by the Model-kiwi.

The discrepancy between the Model-kiwi as a derivative and a kiwi as the original body makes fascinating and frustrating. This angry characteristic could be a unique sensibility or impressive image of the Model-kiwi that distinguishes the real kiwi from the Model-kiwi. This unique characteristic of the Model-kiwi makes the Model-kiwi the actual Model-kiwi. It also maintains the uniqueness of the Model-kiwi. That is the same as saying that the heroes of Digimon Adventure are named “Agumon” and “Taeil Shin (Taichi Yagami),” not “server,” “file,” or “binary.” What makes the universal sensibility of Digimon Adventure is not the digital elements but the original elements of this animation. Considering that the unique specificity of Digimon Adventure created the digital sensibility, that is, the narrative and the images that do not exist in the actual digital, the part that needs to be focused more on the Model-kiwi is the specificity of this Model-Kiwi.

 

4. Conditions for Selection of Things

How was the selected object, the Model-kiwi selected? The teacher told me that I needed to think a little more about the conditions which led me to choose this and which I considered while choosing it.

The necessity to think about conditions started from the suspicion that the thoughts about the Model-kiwi can be the same as the general thoughts that I could feel while looking at many other objects. In other words, even if replacing the other derived object with the word 'Model kiwi' was in the above stories, it can validate the story. Thus, its necessity is more important to find out more about which kind of words and sentences came together to conclude my choice arriving at the Model-kiwi and, eventually, why the Model-kiwi can come to me.

I think it is okay if the conclusion of the conditions generated in this procedure could not reach the Model-kiwi. Then, let's consider the elements that led me to reach the Model-kiwi.

 

First, the Model-kiwi has a characteristic that sometimes transcends the aforementioned original image. This derivative characteristic imprints the Model-kiwi as an original in the brain beyond the actual kiwi at specific moments. In this way, the Model-kiwi holds the dominant position, overwhelming the real kiwi from 20 minutes to an hour when someone drew it as a derivative of a kiwi. However, this characteristic can also be found in other artificial models made for drawing. For example, model sunflowers and model apples also serve the role of the model for a still-life painting more than the original, and even the plaster apple made for shading practice completely overturns the original already. So then, this derivative characteristic as a role of the still-life model cannot be the complete reason why it was chosen for me.

However, finding the difference between the Model-kiwi and the other models obstinately, this Model-kiwi has the feature that looks so real. It is well-made. Compared to the plaster apple, the Model-kiwi differs a little from the real kiwi when viewed with the naked eye from a distance of 2 or 3 metres. The charming point of the Model-kiwi, I thought, is that its exterior is almost the same as the real kiwi. The Model-kiwi was found in the painting academy, and it has been located there since I visited this studio for the first time. Thus, maybe, it has been painted as a still-life for at least five years. Over the past five years, there have been many other modelled products, but most of them were deeply hidden in the cabinet. It may be because there was a difference between the Model kiwi and others in observing and drawing. However, probably, the real reason only the Model-kiwi did not hide and could have been drawn constantly is that there was another specific point that reached or exceeded the original, not the only similarity. I called the point that the Model-kiwi has its own 'betrayal sensibility.'

Compared to the actual one, the Model-kiwi is closer to the conceptual kiwi colour, and it is more suitable for learning to express a sense of volume through colour tone than other mediums. Also, the Model-kiwi's similarity gives another charm that the more we catch the differences between them one by one, the more attractive the Model-kiwi is, and the more interest in the Model-kiwi grows. When looking at the tip of the plastic, touching the outer fibre, or feeling the weight, its mouth-watering appearance disappears.

The Model-kiwi is very plausible compared to similarly priced products. As I know, this Model-kiwi was bought at Daiso (home goods store like the Poundland), and its price, when purchased, might be about £1. It would be hard to maintain good quality with limited capital, £1 per piece. Therefore, there must have been many parts to be given up to reach the Model-kiwi's current result. These should have taken the same material or elements from the same production line of model fruits and used them. Nevertheless, the Model-kiwi is almost similar to the actual fruit compared to the model fruit in the same line.

Thus, we can say the conditions for this Model-kiwi to be selected are as follows:

  • A derived object subverting the original status in specific moments.

  • An object showing its best role in the £1 range.

When looking at these conditions, someone can consider another more reasonable thing than the Model-kiwi. Thus, thinking about why it was chosen, I have no choice but to admit that my taste is still included in the Model-kiwi since I just picked it up. Possibly, subjectivity cannot be ruled out. Even when someone chooses another object that meets the same condition as my process, it is a mystery whether that choice was truly objective enough and the best option that does not include any personal taste. Therefore, it would be better not to mention the subjective image, that is, the part about taste in the selection any more after now. In this section, I dealt with the conditions of how to reach the Model-kiwi, so I will write about the things the Model-kiwi itself has.

5. Conditions for the Object to Exist

The conditions mentioned in the previous episode arose from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object and me. Now, let's think about the conditions for the object itself to be named the Model-kiwi. These can be said to be the elements based on the objective facts and figures possessed by the Model-kiwi.

First, I will examine the real kiwi. The kiwi has an egg shape. Its length is about 6cm, and its circumference is about 15cm. The weight is about 85g. Also, by the growth of the flesh, there are six or seven soft curves on the side. Depending on its species, but in general, there is a flower's stamp about 6mm on its upper part and a stem's stamp about 1cm on its lower part. Its surface texture also has short hair or hairlessness depending on its species. The Model-kiwi's surface feature is similar to an A. deliciosa kiwifruit, called “Fuzzy Kiwifruit”, which is the most produced kiwi. The texture similarity to “Fuzzy Kiwifruit” plays a pivotal role in overturning the original performed by the Model-kiwi in the specific situation mentioned above. The Model-kiwi is similar to the real kiwi's appearance. Hence it is the “Model-kiwi.”

Looking at the Model-kiwi, there is hair on the outside. This hair makes the tone similar to the real kiwi we see. Also, its length and its circumference correspond to actual averages. On its upper part is nothing, but on the lower part is a plastic tap. The colour of the surface is dark brown around it. It has a similar weight to the “Monami 153” ball-point pen. Also, it feels like crumbly styrofoam when holding it in hand, and it does absolutely not give the kiwi's fresh and cool feeling. Moreover, if cutting it in half and looking at the cross-section, you can see that it is filled with white styrofoam. 

These features are derived from the condition that it is produced in the £1 range. Furthermore, these features correspond to the “model” in its name. I expect that these characteristics can cause the overthrow of the original not only in certain situations in the painting academy, and it will be possible to establish the original “impressive sense of the Model-kiwi” as a general emotion rather than an emotion in some specific situation.

However, when looking at the conditions of the Model-kiwi, comparison with a real kiwi is inevitable. Even when we only talk about the morphological features of the Model-kiwi or other elements unique to the Model-kiwi, we are naturally comparing it with the real one. Similarly, when analysing “Digimon,” whether we associate it with digital or not, “Digimon” is recognised as a derivative image of “digital.” That is an unavoidable characteristic of derivatives. Therefore, I think that rather than forcing this natural comparison situation to be separated, it would be possible to draw a more progressive judgement by keeping it on the side and considering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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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I painted the Model-kiwi with oil. Originally, it was the object drawn in the painting academy. In particular, this Model-kiwi produces the most average kiwi colour. It is also excellent for learning the expression of volume using colour. This object is used as a still-life in the studio not only because there is no real kiwi but also because it is easier to learn its characteristics than from a real one. Thus, I decided to use it as a still-life, the original function of the Model-kiwi, so I painted it with oil. This oil painting was also painted as a blending technique assignment in my school painting class. When drawing the Model-kiwi with this technique, I thought it would be possible to focus on the expression of volume using colour, and I drew with this in mind. At that moment, I could feel that when thinking solely of the Model-kiwi, we can forget the condition of existence of the original body, and that is exactly its actual function. Then, this function will give the original status of the Model-kiwi, and, in a way, what the result of the Model-kiwi should say is not the fact that “this is a Model-kiwi!”

The true identity of the Model-kiwi can be, when the finished work through the Model-kiwi looks like a kiwi, and at the same time makes you realise that this is a model through the plastic tap, the fact that

“This is a still-life!”

 

 

K:II. Objecthood

1. Objecthood

The conclusion that should be drawn from the story that went around all this is that, in the end, “This is a still-life!” No matter how far one tries to move away from the notion of an object and to arrive at various points, what has to come as a result and make us stunned should be the fact that “this is a still-life.” The reason why it cannot escape the similarity to a kiwi is that it is a model corpse that replaces a kiwi's corpse, and as mentioned above, the overturning of a kiwi's status also happens when it is a “still-life.” It is necessary to recall the thought that this is a still-life in order to reveal the Model-kiwi-hood or the “impressive sense of the Model-kiwi.” It also needs to prove that it is something higher up than the original kiwi. If this is proved, it will be possible to realise again that the highest position of the Model-kiwi, that is, the situation that overturns the original status, comes from the fact that it is a still-life, and actually realise again that this is a still-life. The objecthood and situations I need to examine are what a still-life is and what is the way to reach the impressive sense that only the Model-kiwi as a still-life makes.

I go back to the point in time when I picked the Model-kiwi and think again about what the impressive sense that caused me to choose this Model-kiwi was. The characteristics observed with the Model-kiwi itself, such as lightness, plastic tap, and surface texture, are considered sufficient to imprint the sensory image of the Model-kiwi. But I think that we should not be seduced by these visible impressions and should not forget the fact that it is a derivative or auxiliary idea of a kiwi, which is the innate characteristic of the Model-kiwi. This innate characteristic of the Model-kiwi becomes a clue making us realise that it is a still-life and also serves as the backbone of the role of reproducing the impressive sense of the Model-kiwi.

As I have said over and over, the Model-kiwi is a derivative of a kiwi and exists to reproduce the impressive sense of a kiwi. In other words, a kiwi is the original idea, and the Model-kiwi is the auxiliary idea that represents the impressive sense of the kiwi. A suitable example is Kim Dong-myeong's poem, My Heart Is a Lake. Here, “My heart” is the original idea and “a lake” is the auxiliary idea. Among the numerous impressions that come to mind when talking about “My heart” and the many things that come to mind when talking about “a lake,” there is a part corresponding to the intersection. Through this part, the poet was able to reveal the characteristics he wanted to talk about among the impressions of his heart. Similarly, if a real kiwi is the original idea and the Model-kiwi is the auxiliary idea, there will be a point where a certain part of an impression of the real kiwi and a part of those of the Model-kiwi coincide. And it is this point that can represent the Model-kiwi or the impressive sense or the objecthood of a kiwi. The details of this are included in the following section: Interim presentation about the Model-ki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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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terim presentation about the Model-kiwi

The present presentation contains the process of exploring the method of revealing the impressive sense of the Model-kiwi. Prior to this course, I assumed the essential elements of what a Model-kiwi is in order not to infringe on the relevance with other objects. The first factor is that there is a difference between seeing it for the first time and observing it again after feeling it. The second is the characteristic of the dead or painted still-life. The above two factors occurred as a result of rethinking the point of being a “model.” There are planned and unplanned parts of this study. The planned part is to show the Model-kiwi’s relationship with the new auxiliary idea that can be found when the Model-kiwi is placed as the original idea. Basically, the characteristics of the Model-kiwi itself, such as lightness, plastic pat, and texture, imprint the sensory image of the Model-kiwi. 

However, the feature of the Model-kiwi that we should not forget is that it is a derivative and auxiliary concept of a kiwi. So perhaps it is more important to infer the impressive sense felt from a real kiwi while looking at the Model-kiwi than the fragmentary sensory image of the Model-kiwi. In this situation, the observer may feel the inherent limitations of the Model-kiwi, different from a real kiwi, or discover a new sense of the Model-kiwi or a kiwi. That is to say, the objecthood of the Model-kiwi as a derivative, the objecthood of the derivative as the original body, and their relationship could lead to a linguistic impression other than the senses in thinking about the Model-kiwi.

This point can correlate with the aforementioned two essential elements and has the potential to develop a new sense as a part that is related to the conditions under which an object is selected: “A derived object that subverts the status of the original in a specific situation.” If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Model-kiwi and a real kiwi before and after would be the whole and narrative of the (non)sensory image of the Model-kiwi, the closest state to the whole impressive sense of the Model-kiwi is when the relationship between a certain existence X and the Model-kiwi is the same as these between the Model-kiwi and a kiwi. What was not planned was the study of this derivative relationship.

 

Taking My Heart Is a Lake as an example, it can be said as follows:

   Original idea → Secondary idea 

≓ heart → Lake 

≓ Kiwi → Model-kiwi 

≓ Model-kiwi → Object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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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lationship between a kiwi and the Model-kiwi is slack and fragile. This is because only the characteristic when seen is the link between the two, and only that characteristic makes narratives about these possible. On the other hand, it is when the Model-kiwi is touched that the slack and fragile relationship with the original is not simplified and can be united with impressions. The relationship you feel when you see them is broken by touching them. After then, there is a sense of emptiness when you feel the Model-kiwi again. This emptiness is a sense felt in a specific situation of still-life, that is, a touching situation, and is a part that will become the overall sense of this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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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resenting the Model-kiwi,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Model-kiwi is slack and fragile, and the need for the emptiness can be felt when looking a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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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a result of this interim presentation, I brought styrofoam and soil. While taking photographs of the Model-kiwi, I discovered a visual similarity to the soil. And the heavy image of a real kiwi and the part that makes the light Model-kiwi feel visually heavy also provided another similarity with the earth. What can be understood from the styrofoam and soil stacked in the shape of a kiwi is that they are simply connected to the figuration trait of the Model-kiwi. It is difficult to say that the before and after of the relationship described above have been completely established with this result. However, I think this level of the relational gap between the result and the original is the most appropriate distance to show the image that the Model-kiwi ha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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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ever, can the Model-kiwi be called an auxiliary idea? I can infer that the relationship between a kiwi and the Model-kiwi is a slack and fragile relationship, and I can say that this relationship is part of the objecthood of the Model-kiwi. However, I can not be sure whether the role of representing the concept of a kiwi is really being revealed through the Model-kiwi. In a way, the result derived through a real kiwi and some other existence α may be the Model-kiwi. Saying that again:

 

It is not 

My heart : A lake = A kiwi : The Model-kiwi,

but

My heart : A lake : “My heart is a lake"

= a kiwi : Some existence α : the Model-kiwi

This may be more accurate. Of course, also the previous method of linking the kiwi and the Model-kiwi can derive some kind of objecthood. However, rather than this, it is more appropriate to regard the result of putting a certain part of the kiwi up as the Model-kiwi. If so, what can be regarded as an existence α which gave birth to the Model-kiwi by making a union with a kiwi? I think it could be a still-life. The still state of a kiwi coincides with the characteristic of the still-life. But the kiwi is actually moving very slowly. So, it is completely not a still-life. Nevertheless, for a moment, while painting as a still-life, it has the characteristic that it does not move to the naked eye, and this makes it possible to say, “A kiwi is a still-life.” But, as I said, the kiwi does not still stand. That is why we can say, “A kiwi is a still-life.” I needed an auxiliary to represent the impressive sense or phenomenon from the sentence “A kiwi is a still-life.”, and that is the Model-kiwi. And existence α can be talked about in connection with the aforementioned “specific situation.” This “specific situation” frees the act of artificially linking a kiwi and the Model-kiwi. In addition, various impressions of a still-life can be projected and filtered through this, creating a clearer and more ambiguous relationship.

In conclusion, what I should explore is probably the form of 

 

A kiwi: Existence α(≓ still-life): The Model-kiwi

 

The sense of the Model-kiwi should be provided so that it can be experienced more nakedly through the relationship of 

 

The Model-kiwi: Existence α' or Existence β: Object X

similar to the above. Here, the existence α that will establish the object X maybe something more suitable than a still-life.

2. Revealing the Object

What is the object I have to reveal or the results of its realisation?

There is the content giving consolation to mind in the beginning† of The Fire and the Tale (Il fuoco e il racconto) written by Giorgio Agamben. As Baal Shem Tov said that “Even though losing all types of praying methods that were started from the fire was fine enough because the tale of what our forefathers and we had been going to pray had been left,” I thought that it was necessary to reduce half of the worry about the loss of the Model-kiwi prior to the realisation plan. Even if this process moves away from the Model-kiwi, or even if it turns toward the object X that corresponds to the equation shown above, or even betrays the object X, if all these processes, namely, ‘the history’ appeared in conclusion, all of these can be proved. Anything that strays from, aims towards, or betrays an objective is an excuse for failures, and virtually all conclusions can become excuses for failures. Nevertheless, the process of failure alone may not be a failure. I think this is the fate of literature that Giorgio Agamben said at the beginning of The Fire and the Tale and the only art action I can show in this class. This realisation shows a cross-section that cuts the ground of the phenomenons vertically, and the strata represent the whole of the phenomenons.

In other words, the activities to reveal the Model-kiwi itself represent the impressive sense of the Model-kiwi. And what we have been talking about so far becomes an activity to reveal the impressive sense. Since we have the correct direction towards the impressive sense of the Model-kiwi, any set of failures will reach the conclusion of the Model-kiwi.

So, is it impossible without failure? If the fire does not go out or we do not forget how to make the fire and inherit it as it is, then what would that be? If I could find the object most suitable for the above equation obtained through the Model-kiwi and show it, then what can we say about it? In the previous paragraph, I said that the strata represent the whole, but in reality, what can a group of failed processes mean? What is object X?

Can we say that “Digimon” is an accurate object X that shows “Digital impressive sense” exactly? I do not know whether it is object X, but “Digimon” has represented the “Digital impressive sense.” “Digimon” underwent numerous setting changes as the seasons had changed and episodes had repeated. As the seasons changed, it added many mythical and fictional elements to prove the validity of the setting and expanded its worldview. But as having added and expanded, the difference between the attribute of digital and “Digimon” grew bigger and bigger, and eventually, “Digimon” was left only as an afterimage in our memories. Therefore, it cannot be guaranteed that “Digimon” has established itself as a clear object X for digital. Just in the middle of the revision process, there was a certain sharpening part that touched our senses, and that was the reason why it can be referred to that “Digimon” created “Digital sensibility.” In addition, there may have been appropriate artificial interventions, reasonable validity, and appropriate Digital conclusions at that moment. Anyway, since seeing the appropriate moment, I was able to talk about “Digimon” as a vehicle with an impressive sense of digital. This demonstrates that the connection of 'Digital impressive sense' was not limited to a flat contact point but existed at the moment of the most appropriate connection in the process, that is, at the three-dimensional one. In a way, the moment when having linked the Model-kiwi and a real kiwi or having selected the Model-kiwi may have all been the three-dimensional contact point. Therefore, what reveals the impressive sense of the Model-kiwi can be called not an object X but an ‘event X.’ In order to find the event X that the impression has approached, the object X must undergo numerous modifications. And the moment of contact should be not a stratum of the phenomenon but the event representing the entire strata of the phenomenon.

† Giorgio Agamben. (2014). Il fuoco e il racconto. Milano: figure nottetempo. trans. Byung-un Yoon. 불과 글:우리의 글쓰기가 가야 할 길. (2017), Seoul: 책세상 p.9-12.

 

3. The Model-kiwi from a Kiwi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wo objects, a kiwi and the Model-kiwi that exist most explicitly in the situation so far, explains all the current work processes. And the link between these two is the work towards the object X. Looking at the last equation above, and we can imagine that some object may exist before a kiwi or that another object may be located after object X. Among them, I accidentally discovered the relationship between a kiwi and the Model-kiwi. Possibly, I may have discovered an object after object X or an object before a kiwi first. In any case, if I found an object before or after, it is clear that the object does not contain any feature of the Model-kiwi or a kiwi.

An actual intact lump of a real kiwi can not be found in the Model-kiwi. Similarly, in the object X after the Model-kiwi, the Model-kiwi will not exist completely. There is just an object to represent the Model-kiwi, and it will only show the “still-life role” of the Model-kiwi. Previously, the result of describing the Model-kiwi through the soil had been placed in the position of an object X. But at this time, I realised that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wo objects, a kiwi and the Model-kiwi, which is an explicit position, cannot be connected in a straight line. So I had to find another explicit element. And that was the still-life.

 

4. A Still-life Role: a Role of Existence β

Before imagining the part of the still-life role, I substituted the soil in the place of the object X. And I used the two-dimensional feature of the moment the Model-kiwi is being drawn and the styrofoam, having the similar feature of the inner part of the Model-kiwi, in order to connect a kiwi and the Model-kiwi. However, the reason this method failed is that there was no clear still-life or the corresponding realm of ‘existence β’. Also, when trying to show the posture of a kiwi and the Model-kiwi through the relationship between a kiwi and a still-life and between a still-life and the Model-kiwi, there was no clear way to explain the relationship between a kiwi and the Model-kiwi. However, a distinct second frame, existence β, can serve as a solid bridge between the two still-lifes we have dealt with. Afterwards, in the process of experimenting with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Model-kiwi and existence β, and existence β and the object X, I was able to feel the need for another existence γ. This is because there is a set of non-linguistic possibilities that exist between the Model-kiwi and existence β and between existence β and the object X. Also, when the “still-life role” assumed to be the current existence β can not play the role of representing the entire strata of the object, existence γ could directly represent the entire strata.

If so, what features of a still-life will serve as a bridge between the two objects? Before making the above equations, I only felt the need to reflect the drawn feature of a still-life. Therefore, I utilised only the characteristics from the position or angle placed and the flattened (or pictorialised) traits.‡ But now, what should be considered more important in still-life is that it is a “stopped” or “dead” object. A kiwi will not rot for a month and a half and retain its shape. The Model-kiwi may have been born because I thought it would be right to use a Model-kiwi when the kiwi is expensive. Or maybe some picky painter was angry at the appearance of a different kiwi day by day. There may be more other birth backgrounds, but for these simple reasons alone, the “still-life role” of the Model-kiwi suggests more than just being drawn. Therefore, the process that has mainly dealt with the features of a still-life as an object drawn until now has not been performing the role of a still-life as existence α.

The attribute “dead” should be the main constituent of existence α or existence β. However, there must be a balance between the dead (or stopped) object and the drawn one to some extent. If it is only superficially seen that it is dead (or stopped), it is also in a state of not being able to perform the role of a bridge. It is because a point of being dead (or stopped) is an attribute that exists in a kiwi, and also, this feature can not achieve everything in a still-life. Therefore, the characteristic of a still-life can be completed by the feature of being dead or standing still playing the role of a bridge, also that the feature of being drawn is positioned as positional and morphological characteristics, which affect the installation of the work and which take the role of hiding the fact "this is dead (or stopped)."

‡ I have defined this characteristic here as the position of looking at the still-life (or still-life painting), the fixed view at an angle between 15 and 45 degrees, and the space sense revealed by the presence of the floor or the wall, or both. And this will be used as the last layer that binds and hides all proces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