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M : I. 빈화면과 오브제
0.
<모형키위>와 관련한 작업이 일단락된 후 나는 곧바로 연신내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고자 했다. 몇 년 전부터 계속해서 연신내에 대한 작업을 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녔고, 연신내와 관련한 소스를 충분히 수집했으므로 더 이상 이 작업을 미룰 수 없었다. 그러나 소스들을 다시 살펴보니 여간해선 매력적인 부분을 찾아낼 수 없었다. 이는 연신내에 너무 익숙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연신내가 정말 어떤 매력도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작업실에 막연히 앉아 있다가 지난 학기 과제로 만든 것들을 쌓아놓은 구석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대학생들의 과제물이 그러하듯 이 과제물들 또한 작업으로 진행시킬 만한 어떤 매력도 찾을 수 없는 덩어리로 보였다. 왜 대학생 과제물은 작업이 될 수 없을까.
1. 과제물
대부분의 존재는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얼마나 특정 감각과 사고를 보는 이에게 전달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존재는 작업물이 될 수 있을지, 소재로서의 자격이 충분한지를 평가받는다. 이 점에서 과제물은 매력이 없다.
미술대학 과제물도 다른 대학의 과제물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것을 배우고 그걸 얼마나 이해했나를 평가받는 목적으로 제작된다. 문제는 이런 단순한 목표치고 너무 많은 노동과 돈이 소비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노동과 돈이 많이 들어서 학생들은 당연히 많은 애정을 쏟을 수밖에 없다. 평가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무언가에 불과한데, 이것이 특수한 의의를 가질 수 있겠는가. 우리는 그 많은 노동과 돈을 들여서 뭔지 모를 덩어리를 만드는 꼴이 되고 만다.
연신내도 매력이 없다. 연신내도 서울에 허다한 동네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내가 사는 곳이기에 나만이 찾을 수 있는 특수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었다. 많은 수집을 했지만, 연신내는 허다한 동네 중 하나에 불과하고 객관적으로 특수한 의의란 없어보였다. 연신내나 과제물이나 작업 소재가 되면 안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보니, 내 주변엔 매력을 찾을 수 없는 덩어리들만 가득 차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나는 지금 어떻게든 다음 작업을 해야만 하고 내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을 발견해야만 한다. 정말 이것들의 어떤 가능성도 없는 것인지 두 눈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연신내보다 덩어리들의 의의를 파헤치는 게 더 시급한 일이 되었다.
덩어리들을 다시 봐도 여전히 이들은 이미 죽어버린 사물들로 어떤 회생 가능성도 느껴지지 않았다. 왜 계속해서 이렇게 많은 죽어버릴 사물들을 우리는 만들어야만 하는 걸까. 어쩌면 현재 우리에게 가장 큰 과제는 이 과제물을 처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와중에 그나마 눈에 띄는 것이 한 개 있었다. 그게 바로 이 책에서 다루기로 한 철제 오브제이다.
2. 철제 오브제의 발견에 대한 진실
소속사회가 없는 사물을 대변할 듯이 말했지만, 사실 철제 오브제를 발견하겠다고 했을 때, 철제 오브제는 과제물의 무덤 속에 있진 않았다. 과제물 중에도 그나마 작업실에 둘 만하다고 판단해서 이미 이것은 꺼내 정물대 위에 올려두었다. 그렇다. 이미 한 번 발견했던 것이다. 과제물 시체더미 속에서 철제 오브제는 그나마 완전히 죽어있진 않았다.
과제들이 죽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부분 희미한 소재와 대상을 가지고 제작한 작업물이기 때문이다. 희미한 재료를 재구성한 과제물은 상당 부분 소재와 대상의 의의를 잃어버리고, 제작자의 콘셉트만이 남은 사물이 되어버린다. 당연히 그 다음 작업으로 이어질 수 없다. 사탕 포장지는 먹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철제 오브제는 그나마 부스러기 같은 게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희망이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다른 작품들 틈에서 눈에 들어왔다. 내 관점에서 예쁘게 만들어서 일지도 모르겠고, 철이라 반짝거려서 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눈에 밟혔고, 희미하게 회생 가능성을 느꼈다. 잘 못 본 것일 수도 있다. 다른 작업물과 즉물적인 차이는 알 수 없다.
우선 이 철제오브제를 살려낸다면 혹시 다른 과제들도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지 않을까. 어쨌든 철제 오브제는 내가 구제한 과제물이니까 말이다. 철제 오브제가 살아난다면, 전 세계 수억 개의 소속 사회를 잃은 과제물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연신내도 어쩌면 말이다.
어째서 철제 오브제는 살아남을 수 있다고 느꼈을까. 덩어리에서 분리한 철제 오브제는 형상이 예뻤다. 그러나 작업실이 철제 오브제는 다른 덩어리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죽어가는 사물이었다. 특별한 매력도 모르겠고 소재나 원판도 희미했다.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고작 사슴 같다는 것과 과제의 가제인 ‘사슴 모티프의 귀금속 장식대’ 정도였다. 그렇다. 과제물이 매력적일 수 없는 이유가 나에게 익숙하기 때문은 전혀 아니다. 정말 매력이 없는 것이다. 연신내도 분명 익숙해서 매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 덩어리들보다 아주 조금 멋있는 철제 오브제는 정물대 위 정물들 사이에서 특히 낯빛이 어두웠다. 눈에도 안 들어왔다. 나에게 철제 오브제는 그나마 희망적인 것이지, 그다지 희망적인 것은 아니었다. 이 덩어리의 구성체들은 공통적으로 비슷한 감각을 내뿜는데, 그것은 초탈함이다. 정물대 위에서 철제 오브제의 역할은 초탈함이었다. 덩어리에서 나와 자리한 철제 오브제는
《은혼》의 ‘야마자키 사가루山崎 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듯이 보였다. 철제 오브제나 연신내, 야마자키 사가루와 같이 아무 의미 없는 듯한, 혹은 사회에 없는 듯한 역할은 어떤 사회에서든지 하나씩 존재한다. 그리고 그 존재들은 모두 그 사회에서 이러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다른 과제물과 마찬가지로 철제 오브제는 애착은 가지만 특별한 의미를 가지진 못할 사물이다. 철제 오브제와 나의 이러한 미약한 관계는 나의 관계 전반에서 자연스럽게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만화《은혼》의 등장인물. 《은혼》에 실린 <소라치의 독자와 만나는 질문코너 43>에서 야마자키 사가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기도 모르는 새 누군가의 옆에 붙어서 자잘하게 노는 게 야마자키입니다. 옛 추억을 이야기할 때 ‘그때 즐거웠지. 그때 누구누구가 갔더라?’ ‘응. 다카하시랑 사토랑 나랑... 또 한 명이 있었는데, 누구였지?’ 야마자키입니다. 도시락에 들어 있는 뾰족뾰족한 초록색 그거, 그게 야마자키입니다. 졸업식 때 왠지 평소보다 괜찮은 녀석으로 보이는 게 야마자키입니다. 마라톤 대회에서 같이 뛰려고 했는데 골 직전에 돌연 스피드를 내는 녀석의 발밑에 떨어진 목장갑이 야마자키입니다.”
3. 철제오브제와의 관계
그다지 궁금한 것이 없거나 그다지 눈길이 가지 않는 존재들이 있다. 적절한 예시를 찾고 싶지만 그런 친구들은 미안하게도 정말 면밀히 찾아보지 않으면 눈에 띄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 이 예시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헤나 염색하는 가게나 이케아의 배터리 충전기 코너 정도가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헤나 염색의 필요성이 높은 사람에겐 헤나 염색 가게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나는 이러한 사물을 발견할 때마다 감동과 함께 약간의 걱정이 인다. <모형키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사물을 인지하는 매 시공간마다 그 사물과 특수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심지어 그게 허상의 무언가도 아니고 존재할 필요와 의의도 없는 것일지라도, 그 존재가 1밀리미터를 움직였건, 움직이지 않았건 말이다. 내가 철제 오브제를 발견했을 당시의 감각을 지금 나는 또렷이 기억할 수 없다. 분명 나는 매 순간마다 좀 더 철제 오브제를 분석적으로 보고, 의미를 부여하고, 그 관계 혹은 감각을 극대화했을 것이다. 이때 나는 과연 철제 오브제를 왜 선택했는지를 생각하고 철제 오브제 자체의 생존이 중요한 것일지, 그 덩어리들 전반의 회생이 중요한 것일지를 선택해야 한다.
철제 오브제를 발견했을 당시 이것이 조금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철제 오브제가 야마자키 사가루 같다고 느낀 것은 어쩌면 그 이후의 감각일지도 모른다. 내가 철제 오브제를 발견한 시점이 언제인지에 따라 뭐가 중요한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글에서 철제 오브제를 발견한 지점은 정물 중 일부가 아닌, 과제물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 나는 철제 오브제와의 관계를 희미하거나 끊어질 둣하다고 느낀다. 철제 오브제를 발견한 상황에서 발생한 관계가 ‘관계없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관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온전히 ‘흥미롭지 않음’의 관계로 보이진 않았기에, 다른 덩어리들과 달리 나의 눈에 띄었다. 또한 희미하거나 끊어질 듯하고 어쩌면 미약하다고 표현 가능한 이 관계는 여태껏 내 주변의 매력을 찾을 수 없는 덩어리들 가운데 어떻게든 소재가 된 존재들과의 관계와 유사하다. 그래서 철제 오브제를 발견한 시점은 이 미약한 관계를 느낀 상황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철제 오브제에게서 이 관계를 도출하도록 유도한 심상 혹은 감각을 밝히고 집어낸다면 어쩌면 철제 오브제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나는 철제 오브제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4. 양자역학
본격적인 탐구에 앞서, 이전 작업과 연관해 나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과정은 기본적으로 양자역학과 <디지몬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 <디지몬 시리즈>는 디지털의 심상을 만들어 낸 대표적인 예시로, 어떠한 심상도 가지고 있지 않은 ‘디지털’이라는 단어에 개인의 심미적 취향을 가득 채워 제시함으로써 그것이 디지털 심상으로 인지되도록 시도했다. 심상의 파워 게이지가
0 인 디지털이라는 소재에 개인적인 심상의 파워 게이지 α를 넣어 디지털의 심상 파워 게이지가 α로 비치도록 만든 것이다. 하지만 철제 오브제가 디지털과 동일한 경우는 아니다. 당시의 디지털은 마치 ‘아미노산’이라는 단어와 같은 느낌이지만 철제오브제에는 이미 존재하는 심상이나 감각이 있다. 철제 오브제는 이미 만들어진 것이고, 가시적이어서 마주하는 순간 발생하는 관계가 존재한다. 앞서 말했듯이 철제 오브제는 아주 미약한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막연히 철제 오브제의 심상 파워 게이지가 0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물론 거의 0에 가깝게 느끼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에 우리는 철제 오브제를 작업화 할 사회가 이미 어딘가에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상정해야 한다. 앞으로 진행할 철제 오브제의 연명 프로젝트, 혹은 철제 오브제의 친구 만들어주기는
<디지몬 시리즈>와 같이 막연하게 아무거나 집어넣을 수는 없을 것이다.
철제 오브제가 살아남을 수 있고, 디지털과 같은 방식의 진화를 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물체가 관찰됨에 의해 물체의 상태가 변화한다고 말하는 양자역학적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에 의하면 철제오브제를 관찰하기 이전에는(문맥에 따라 발견하기 이전이라 할 수도 있겠다.) 분명 철제 오브제와 우리가 맺을 수 있는 다양한 관계들이 중첩 상태로 존재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철제 오브제를 마주한 순간 이 수많은 관계의 경우의 수 중에 단순히 ‘관계없다’‡, 혹은 ‘미약한 관계’라는 관계가 우리에게 걸려든 것이다. 관찰 이전에 수많은 관계들이 있었다고 가정하고, 이 관계들을 찾아낸다면, 철제 오브제는 어쩌면 자신을 살려낼 사회를 가질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현재 수렴된 심상과 그 기저에서 발견하지 못한 심상을 분석하고, 철제 오브제의 생존에 걸맞은 사회를 찾고나 만들어주는 과정을 통해 철제 오브제를 살려내고자 한다.
‡ 마치 한 집합의 수많은 부분 집합을 제비뽑기로 뽑았을 때 우리가 공집합∅을 선택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18.9.26.
이 글은 단행본 -『사슴, 아무 데도 없는 형상』, 도서출판 삼인. 2018. - 의 일부입니다.
이후의 내용은 비밀.
M:I. An empty screen and an object
0.
After settling on the project about Model-Kiwi for the time being, I had a plan to begin work related to Yeonsinnae Station, where I live. Since several years ago, I continually said that I would start the work of Yeonsinnae openly, and I gathered sufficient sources related to Yeonsinnae enough. So there was no more reason to delay this project. But looking over these sources again, I could not find any attractive parts. This may be because I was too used to Yeonsinnae, but maybe it was because it did not really have any charm. While sitting idly in my studio, I came across a corner where I had piled up the things I had made for last semester's assignments. As with many college students' assignments, these assignments also seemed to be lumps that could not find any attractiveness to proceed with their work. Why can college student assignments not become work?
1. Assignments
Most existences can become a subject. But in accordance with how much particular sense and thought it could deliver, the existence is evaluated whether it becomes work and whether it has sufficient qualification as a subject. At this point, assignments have no charm.
Assignments of an art college, like these of other colleges, are produced for the purpose of evaluating how much you have learned and understood existing things. The problem is that too much labour and money is spent on such a simple goal. The primary labour and money required are a lot, so it is natural for students to put a lot of affection into them. As it is just something made for the purpose of evaluation, can this have any special significance? We spend a lot of labour and money to create unknown lumps.
Yeonsinnae is not attractive either. Yeonsinnae is just one of many towns in Seoul. Nevertheless, I believed that there would be a uniqueness that only I could find because it was where I lived. Although collecting a lot, Yeonsinnae was just one of many neighbourhoods, and there seemed to be no objectively special significance. I think both Yeonsinnae and assignments can not operate as a subject of an artwork. When looking at it like this, it seems that my surroundings are filled with lumps that can not be found attractive. But now I have to start the next work somehow and find something that can be my subject. So I decided to check with my own eyes to see if there really was any possibility in these lumps. It became more urgent to dig out the meaning of the lumps than Yeonsinnae.
Looking at the lumps again, they were still dead, and there was no possibility of rebirth. So why do we have to keep making so many dying objects? Perhaps the biggest assignment for us right now is dealing with these assignments. In the meantime, there was one thing that stood out. That is the metal object we are going to talk about in this book.
2. The truth about the discovery of the Metal object
I spoke as if to represent objects without a society belonging to them, but in fact, when I said that I would find the metal object, it was not in the lumps of the assignments. Among the assignments, I judged that it was worthwhile to decorate the studio, so I took it out and put it on the pedestal. Yes. I have already found it once. In the corpses pile of dying assignments, the metal object was not completely dead.
The reason that assignments have no choice but to die is they have been commonly made with a faint subject and theme. Assignments reconstructed with faint subjects lose much of the significance of the subject and theme and become objects having only the creator's concept remaining. Of course, it cannot lead to the next work. It's like not being able to eat a lollipop’s wrapper. However, there was a little hope that the metal object might still have some debris. I didn't know for sure, but it just caught my eye among other works. It might be because I made it attractive from my point of view, or it might be because it was shiny since it was iron. Anyway, it got caught in my eyes, and I faintly felt the possibility of revival. I may not have seen it well. The practical difference from other works is unknown.
First of all, if I can revive the metal object, maybe there is hope that other assignments can also survive. In any case, the metal object is the assignment I rescued. If the metal object comes to life, even the billions of assignments that have been lost to societies around the world can have hope. Also, perhaps even Yeonsinnae, too.
Why did I feel the metal object could survive? The metal object separated from the lumps had a beautiful shape. However, this object in the studio was almost a dying object, just like other masses. I could not find any special charm, and also, the subject and the origin were faint. The image it had was just like a deer, and the working title of the assignment, Deer Motif’s Precious Metal Decoration Stand. This is right. The reason that assignments are not attractive to me is not because of familiarity. They are really unattractive. Also, Yeonsinnae is unattractive, and it's not that I'm accustomed to it.
The metal object, which was a little better than the lumps, especially had a dark face among the still lifes on the pedestal. It did not even come into my eyes. For me, the metal object was hopeful at most, but not totally hopeful. The members of these lumps radiate a similar sensation in common, which is dejectedness. The role of the metal object on the pedestal was to be despondent. The metal object that came out of the lumps seemed to play the same role as ‘Sagaru Yamazaki’† in Gintama. Roles that seem meaningless or that can not feel their presence in society exist one by one in any society, such as the metal object, Yeonsinnae, and Yamazaki Sagaru. And all of them are taking on these roles in society.
Like other assignments, the metal object is what has an attachment point but has no considerable significance. Thus, this tenuous relationship between the metal object and me naturally occupies a really minor part in my overall relationship.
† A character from the comics, Gintama. In Question Corner 43 with Sorachi's Readers published in Gintama, Yamazaki Sagaru is explained as follows. “Yamazaki is a person who, without realizing it, sticks to someone else's side and plays with them. When we talk about old memories, we say, 'It was fun back then. Who went there then?’ 'Huh. Takahashi, Sato, and me…. there was another one, who was it?’ This is Yamazaki. The pointed green thing in the lunch box is Yamazaki. At the graduation ceremony, someone seems to be a better person than usual. He is Yamazaki. Although you promised your friend to run at the same speed in a marathon, suddenly he sprinted just before reaching the goal. At that moment, the grove that fell under the foot of your friend is Yamazaki.”
3. The relationship with the Metal object
There are beings who are not very curious and not very interested. I want to find a suitable example, I am sorry, but I could not find it because they do not show up unless I look really closely. I am not sure if this example would be appropriate, but maybe a henna dye shop or IKEA's battery charger section would be the case. A henna dye shop will come to mind for those with a high need for henna dye. Whenever I find these objects, I am moved but a little worried. As mentioned in Model Kiwi, we have a special relationship with the object every time and space we perceive it. Even if it is not something virtual and there is no need or significance to exist, whether its existence moves a millimetre or not. Now I can't clearly remember the feeling I had when I found the metal object. Actually, this is because I would have looked at the metal object more analytically, given it more meaning, and maximized its relationship or sense at every moment. However, at this time, I have to think about why I chose the metal object and choose whether the survival of the metal object itself is important or the overall revival of the lumps is important.
When I discovered the metal object first, I felt that it could come to life a little. My feeling that the metal object resembles Yamazaki Sagaru may be a later sense. Then, depending on how to judge the moment I discovered the metal object, I could figure out what was important. In this article, I think the point where the metal object was discovered is not part of the still life subject but part of the assignment. I feel that the relationship with the iron object is faint or fragile. This is because the relationship that occurred in the situation the metal object was found could be expressed as “no relation.” However, it didn't seem like a completely “uninteresting” relationship, so it stood out to me, unlike the other objects of the lumps. Also, this relationship, which can be expressed as faint, fragile, and perhaps tenuous, is similar to the relation with the objects that somehow have a possibility to become the subject among the lumps that I have never been able to find attractive around me. So, I decided to consider that the moment I discovered the metal object was when I felt this tenuous relationship. And if I uncover and pick up the image or sense that led me to derive this relationship from the metal object, perhaps the metal object could survive. Now, I have a strong attachment to the metal object.
4. Quantum Mechanics
Before the full-fledged exploration, I would like to talk about my attitude in relation to the previous work.
This course is basically based on quantum mechanics and the story of the Digimon series. The Digimon series is a representative example of creating a Digital’s impressive sense, and by filling and presenting an individual's aesthetic taste in the word “digital,” that does not have any impressions, it tried to be recognized as a digital impressive sense. By putting the α per cent personal impression power gauge into a material called digital having the 0 per cent of impression power gauge, the power gauge of the digital image was made to seem like having α per cent. But the metal object is not the same case as digital. Before broadcasting the Digimon series, Digital felt like the word “amino acid,” but the metal object already had existing impressions and senses. Since the metal object is what had already been made, and since it is visible, the relationship occurs at the moment they encounter me. As mentioned earlier, the metal object has a very weak relationship. Therefore, we cannot vaguely say that the impression power gauge of the metal object is zero. Of course, we feel close to zero. Therefore, we must assume that there may already be a society somewhere to make the metal object become artwork. So it will not be possible to obscurely put any source, as digital did then, to make friends with the metal object.
I think there is a possibility that iron objects can survive and evolve in the same way as digital. Because we have a quantum-mechanical sight saying that the state of an object changes as it is observed. According to quantum mechanics, before the observation (it could be said detection, depending on the context) of the metal object, the numerous relationships being possible to make with the metal object must have existed in a superposition state. However, the moment I encountered the metal object, among these numerous relationships, the relationship of “Irrelevant‡” or tenuous relationship' caught on to me simply. Supposing that there were numerous relationships prior to observation and researching these imprecise relationships, the metal object may get a society able to revive itself. In this story, through the process of analyzing the metal object’s impressive senses converged until now and the impressive senses that have not been found at the backside yet, and then, finding or creating a society suitable for the survival of the metal object, I will endeavour to revive the metal object.
‡ It can be said that when we randomly select one of many subsets of a set, we choose the empty set ∅.
26th Sep. 2018
This article is a part of the book -
Deer, Nowhere figure (2018). Seoul: Samin.
What follows is a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