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소장품 리스트>는 2017년 학교에 작업실이 생긴 이후에 모은 물건들의 리스트이다. 이 리스트의 시작은 발리Bali 여행이다. 발리에서 사온 기념품들로 작업실을 꾸미기 시작했고, 내 기준에서 이 기념품들과 어 울리는 물건들을 주변에서 모으기 시작했다. 이 리스트에는 군인 친구, 김재식이 만든 유리 연습작도 있고, 다이소에서 산 물건들과 학교 쓰레기장에서 주워 온 작거나 큰 물건들도 있다. 그리고 일본에 서 사온 책들과 붓, 가전제품과 지인들에게 받은 선물 몇 개도 이 리스트에 들어 있다. 분명 이들은 서로 케미스트리를 이루며 아주 중요하고 심오한 효과를 내고 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고 싶진 않지만, 현 시점에서 사물들의 만들어진 이유나 심상, 생김새, 감각 혹은 직관을 봐도 나는 심오한 효과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수록된 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현재 이들 사이에는 같은 리스트에 있을 뭔가는 느껴지지 않는다. 이 물건들을 모은 나조차도 왜 당시에 이 물건 들이 서로 어울린다고 느꼈는지 의문이다. 잘 모르겠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발견 당시에는 분명 내 앞에서 나름 유사한 감각을 발현 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사물들은 과거 내가 선택하고, 현재 나의 작업실이자 나의 정체의 공간에 있지 않은가. 우리는 이렇게 상상할 수도 있다. 지금 이들이 동일한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은 아카이브가 될 수 있고, 어쩌면 이 아카이브 자체가 이들의 본래 목표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사슴, 아무데도 없는 형상』에서 발췌

The Collection List includes the objects I gathered since 2017 when I'd had my own studio in my college. The beginning of this list is my Bali trip. I started to decorate my studio with the souvenir that I bought in Bali. After then, I collected the objects which were well-matched with the souvenir. So I can say this is the actual start of my collecting activity. Many variety things are in this Collecting List, such as the practice glass module made by my solder friend, Mr Kim, the stuff that I bought in Daiso, and the small or big scale stuffs that I pick up in the dumping ground. Also, there are the books, and the brush bought in Japan, the home electronics, and some of the gifts. Indeed, those objects produce fundamental and profound chemistry while making a relationship with each other.

I don't want to give regrettable news. But, at this point, I cannot remember what that profound chemistry is even though researching the objects' impressive senses, shapes, formats, origins, tastes, and intuitions. If looking at this list, anyone can know that there is no reason and no need for those objects to make a list. Even I who collected those objects question why I felt those objects had looked well matched. I don't know why. I don't remember now, but those could actually show the shared senses in front of my eyes when I saw those. Consequently, these objects were chosen for me and are located in my studio now. So I can imagine like that now, the only reason can archive those that they are in the same space, and also, the Archive itself would probably be an original goal of them. 

Excerpt from Deer, nowhere to be seen